도시 양봉

꿀벌이 너무 공격적이라면 종을 바꾸세요.

traveler-memory 2025. 6. 30. 20:29

1. 꿀벌의 공격성, 그냥 참으면 더 큰 문제다.

도시 양봉을 하다 보면 꿀벌이 예상보다 훨씬 공격적인 성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입문자들은 “벌은 원래 쏘는 거 아닌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도심에선 이 공격성이 단순한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꿀벌이 자주 사람을 위협하거나 쏘는 사고가 반복되면 곧바로 이웃 민원으로 이어지고, 이는 벌통 철거 요구나 지자체 개입으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옥상 양봉팀은 관리가 잘못된 벌통 때문에 벌이 분노 상태로 자주 이탈했고, 주민이 잇따라 쏘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관리자는 벌통을 철거하고 양봉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벌통 주변에 방어성이 높은 벌이 있다면 꿀벌 종의 교체를 고민해야 합니다. 벌의 성격은 곧 도시 양봉의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꿀벌이 너무 공격적이라면 종을 바꾸세요.

2. 공격적인 벌은 왜 생기나? 원인부터 점검하기.

꿀벌이 공격적으로 변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여왕벌의 유전적 특성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여왕벌은 원래부터 방어성이 높아 벌군 전체가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재래꿀벌(토종벌)은 외부 침입자에 민감해 서양꿀벌보다 더 강한 방어 행동을 보입니다.

또한 벌통 점검이 잦거나 관리자가 거칠게 다룰 경우 벌들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해 방어 본능이 강해집니다. 꿀벌 군세가 불안정하거나 진드기 등 병해충이 많아도 스트레스가 높아져 방어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꿀벌 종을 교체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왕벌 교체, 벌통 위치 조정, 관리 방법 개선 등을 함께 병행해야 합니다.

 

3. 성격이 온순한 대표 꿀벌은?

공격적인 벌이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면, 성격이 온순한 꿀벌 종으로 바꿔야 합니다. 국내 도시 양봉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종은 ‘이탈리안종’입니다. 이 종은 번식력이 좋고 성격이 비교적 온순해 초보자에게 적합합니다. 대신 번식력이 높아 분봉(집단 탈출)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습한 환경에 강하고 더 온순한 종으로는 카니올라종이 있습니다. 이 종은 분봉 성향이 약하고 성격이 차분해 주민 밀집 지역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채밀량이 다소 적고 외래종인 만큼 기후 적응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두 종의 장점을 조합한 하이브리드종을 선택하는 도시 양봉인도 늘고 있습니다. 종을 교체할 땐 반드시 여왕벌을 교체해 유전적 특성을 바꿔야 효과가 있습니다.

4. 꿀벌 교체 시 반드시 지켜야 할 체크리스트.

종을 바꾼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꿀벌 종 교체는 곧 여왕벌 교체를 의미합니다. 기존의 공격적인 유전자를 가진 여왕벌을 그대로 두면 새로 들여온 벌과 혼군이 돼 성격 변화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드시 건강한 새 여왕벌을 분양받아 교체해야 합니다.

또한 여왕벌 교체 시기는 늦봄 초여름 2주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일부 도시 양봉가는 외부 농장에서 여왕벌을 분양받을 때 방역과 허가 절차를 간과해 문제를 겪기도 합니다. 안전한 분양처를 선택하고 지역의 검역 규정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꿀벌 종 교체 후에도 벌통 위치와 주변 환경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바람이 강하거나 직사광선이 너무 강한 곳은 꿀벌을 다시 예민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바람막이 설치와 차광막 등 벌이 안정감을 느끼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5. 벌이 예민해지는 잘못된 관리 습관, 지금 고치자.

꿀벌이 공격적으로 변하는 데는 종의 특성만큼이나 관리자의 습관이 큰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초보 양봉인들이 가장 자주 하는 실수가 벌통을 너무 자주 열어보는 것입니다. 벌은 벌통이 자주 열리면 내부 온도와 습도가 흔들려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또한 벌통 점검 시 연기를 너무 많이 피우거나 보호 장비가 미흡해 벌과 접촉이 잦아지면, 꿀벌은 위협을 반복적으로 학습해 방어성을 키웁니다.

반대로, 너무 오랫동안 벌통을 방치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병해충이 번식하고 여왕벌의 산란 상태가 나빠져 군세가 약해지면, 벌들이 생존 본능에 따라 민감해집니다.
따라서 벌통은 정기적이고 필요한 만큼만 열어 점검하고, 온도·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덮개나 방풍막 설치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이웃과의 소통이 꿀벌 교체보다 먼저다.

꿀벌이 아무리 온순한 종이라도 주변 사람들이 불안해한다면 도시 양봉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특히 아파트 옥상이나 단독 주택 마당에서 벌을 키운다면 이웃과의 소통은 필수입니다.
실제로 꿀벌이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 벌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벌을 키우는 사람과 주변 주민의 신뢰가 없었기 때문인 사례가 많습니다.

벌통을 옮기거나 종을 바꾸기 전에 주민들에게 미리 양봉 계획을 설명하고, 꿀벌의 특성과 안전성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공동체 양봉팀은 분기별로 ‘벌꿀 나눔 행사’를 열어 주민과 꿀을 나누며 신뢰를 쌓아 민원을 최소화합니다.
이처럼 꿀벌 공격성을 낮추는 방법은 종 교체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관리까지 포함됩니다.

 

 7. 벌통 철거까지 간 실패 사례에서 배우기.

서울 도심 한 주택가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례입니다. 처음엔 이탈리안종을 키웠지만, 벌통 관리가 미숙해 군세가 무너지자 방어성이 높은 재래꿀벌로 종을 바꿨습니다.
그러나 주민에게 사전 안내 없이 벌통을 옮기고, 바람막이 없이 직사광선이 강한 공간에 설치하면서 벌은 더 예민해졌습니다. 결국 벌이 이웃 아이를 쏘는 사고가 발생했고, 관리자는 주민의 강력한 요청으로 벌통을 철거해야 했습니다.

이 사례는 ‘종 교체’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벌통 설치 위치, 바람막이 설치, 꽃 자원 확보, 주민과의 협의, 여왕벌 유전자 교체 등 복합적인 준비와 관리가 함께 돌아가야 꿀벌은 온순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8. 결론: 벌은 선택이 아니라 관리까지 포함한 ‘책임’

꿀벌의 공격성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관리자가 만들어가는 환경과 여왕벌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처음에는 순하던 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예민해집니다. 꿀벌이 이웃을 위협하거나 사고가 반복된다면, 종 교체는 더 큰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온순한 벌을 선택하고, 꾸준히 점검하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한다면 도시 양봉은 이상 위험한 취미가 아니라 자연과 사람을 잇는 안전한 생태 활동 있습니다. 꿀벌은 정직합니다. 올바른 선택과 관리가 달콤한 수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