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양봉

도심에서 이탈리안종만 키우면 안되는 이유

traveler-memory 2025. 7. 5. 01:23

1. 이탈리안종, 시골에선 인기지만 도심에선 리스크

이탈리안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키워지는 대표적인 꿀벌 종입니다.
채밀량이 많고 번식력이 좋아 대규모 농가에서는 효율성이 높아 시골 양봉장에서 흔히 선택됩니다.
하지만 이 장점이 도시 양봉에선 오히려 큰 리스크로 돌아옵니다.

도심은 시골과 달리 넓은 채밀지가 없고 벌통 수를 무한정 늘릴 수도 없습니다.
옥상, 주택 마당처럼 좁은 공간에서 이탈리안종은
번식력이 지나치게 좋아 군세가 빠르게 커지고 분봉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실제로 이탈리안종은 일정 크기 이상 군세가 커지면 스스로 분봉을 시도해 새로운 집을 찾아 나가는데, 도심에선 회수할 공간도 마땅치 않아 벌이 아파트 단지, 학교 운동장까지 날아가 민원과 안전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도심에서 이탈리안종만 키우면 안되는 이유

2. 군세 폭발 → 분봉 사고 → 민원까지 한 번에 온다

도심에서 이탈리안종을 키울 때 가장 무서운 건 바로 군세 폭발과 분봉 사고입니다.
도시 양봉 초보자들은 “벌이 많으면 꿀도 많이 딸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지만 좁은 옥상에선 군세가 커질수록 벌통 내부가 과밀해져 꿀벌들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벌은 새로운 여왕벌을 키우고 일부는 집을 떠나면서 분봉이 시작됩니다.
시골이라면 회수해 다른 벌통으로 옮기면 되지만 도심에선 날아간 벌떼를 붙잡을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분봉된 벌떼가 아파트 화단, 어린이 놀이터, 주차장 등으로 흩어지면 사람과 부딪혀 쏘임 사고로 이어지고 결국 주민 민원과 벌통 철거 요청으로까지 번지게 됩니다. 즉, 이탈리안종의 번식력은 넓은 시골 농가에선 자산이지만 좁은 도심에선 독이 되는 셈입니다.

 

3. 전문가가 지적한 이탈리안종의 또 다른 함정

이탈리안종은 번식력뿐만 아니라 관리자가 초보일수록 감당하기 어려운 성격적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 이탈리안종은 군세가 갑자기 커지면 벌의 공격성이 높아져 점검 시 방어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않으면 사람이 쏘이기 쉽습니다.
성격이 까칠해지면 주민이 벌을 불안하게 느끼고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둘째, 이탈리안종은 먹이 자원이 부족할수록 멀리까지 꿀을 따러 갑니다.
이 과정에서 체력이 과도하게 소모되고, 군세가 쉽게 약해져 병해에 취약해집니다.

셋째, 군세가 약해지면 곧장 분봉이 시도되거나 여왕벌이 교체되면서 불안정한 상태가 반복됩니다.
이 과정에서 초보자가 정기 점검과 군세 기록을 게을리하면 꿀 수확량은 바닥을 찍고 수확은커녕 벌통 유지비만 지출하게 됩니다.

 

4. 도심에선 ‘채밀 효율’보다 ‘안정성’이 먼저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도시 양봉에서는 무조건 채밀량만 보고 종을 고르면 안 된다.” 좁은 옥상에서는
✅ 군세 유지가 일정하고
✅ 분봉 성향이 약하며
✅ 성격이 온순한 종이 훨씬 안전합니다.

대표적인 대안으로는 카니올라종이 있습니다.
카니올라종은 원래 산간지대에서 적은 밀원으로도 군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온 꿀벌로, 분봉 성향이 낮아 좁은 공간에서도 군세 폭발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격이 온순해 주민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고 벌통 점검 시 관리자의 스트레스도 줄어듭니다.

게다가 도시에서는 밀원 자원과 화분을 추가로 배치해 벌이 멀리 나가지 않게 체력 소모를 줄여야 합니다.
종 선택 + 환경 설계 + 주민 소통이 한 세트로 맞아떨어져야 꿀 수확량과 주민 만족을 모두 지킬 수 있습니다.

 

5. 이탈리안종 때문에 1년 수확을 통째로 날린 사례

서울 시내 한 옥상 공동체 양봉팀은 “채밀량이 높다”는 말만 믿고 이탈리안종을 들였습니다.
벌통은 단 두 통이었지만 번식력이 워낙 좋다 보니 첫해 봄부터 군세가 폭발적으로 커졌습니다.

문제는 밀원이 적고 좁은 옥상이라는 환경 때문이었습니다.

군세가 과밀해지자 벌통 내부가 비좁아졌고 스트레스를 받은 꿀벌들이 여왕벌을 새로 키워 분봉에 나섰습니다.

분봉된 벌떼는 같은 아파트 단지 화단, 주차장으로 흩어졌고 놀란 주민이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넣으면서 소방대가 출동했습니다.
결국 벌통을 철거해야 했고, 예상했던 꿀 수확량은 단 한 방울도 따지 못했습니다.

이 팀은 이후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아 이탈리안종 대신 군세 유지가 일정한 카니올라종으로 교체했고, 옥상 한켠에 라벤더, 자운영 같은 밀원 화분을 추가해 벌이 멀리 나가지 않도록 유도했습니다. 그 결과 2년 차에는 수확량이 2~3배로 늘었고 주민 민원도 줄었습니다.

 

6. 체력 소모가 군세 약화를 부른다

이탈리안종은 본래 넓은 채밀지를 왕성하게 돌아다니며 많은 양의 꿀을 따도록 진화된 종입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이 장점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밀원 자원이 부족하면 벌은 반경 2~3km 이상 날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체력이 크게 소모됩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벌은 질병에 더 취약해지고, 노제마병 같은 장내 질병이나 진드기에 쉽게 감염됩니다.

군세가 약해지면 여왕벌 산란력도 감소하고 분봉은 실패하고 벌은 스스로 흩어지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수확량 0kg’을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즉, 도심에선 ‘많이 날아다니는 벌’이 아니라 ‘가까운 거리에서 효율적으로 꿀을 모으는 벌’이 훨씬 유리합니다.

 

 7. 전문가가 권하는 ‘이탈리안종 대신 대안 찾기’

도시 양봉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추천하는 대안은 군세 유지가 일정하고 분봉 성향이 약한 종입니다.

카니올라종: 산간지대에서 적은 밀원으로도 군세를 유지하는 습성이 있어 좁은 옥상에서도 안정적입니다. 분봉 사고가 적어 민원 리스크도 줄어듭니다.

하이브리드종: 최근엔 이탈리안종과 카니올라종을 교배해 채밀력과 군세 안정성을 적절히 혼합한 하이브리드종도 많이 선택됩니다.
단, 이 경우에도 여왕벌 건강 관리가 필수입니다.

옥상 밀원 보강: 벌이 멀리 날아가지 않게 라벤더, 자운영, 밤나무 같은 화분을 배치하면 체력 소모를 줄이고 군세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8. 관리 습관까지 바꾸면 리스크가 줄어든다

벌 종류를 바꾸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분봉과 군세 붕괴를 막으려면
주 1회 이상 벌통 내부를 열어 군세 상태를 기록하고,
여왕벌 산란 상태와 군세 폭주 조짐을 체크해야 합니다.

또한 주민과 꿀 나눔 체험을 통해 벌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면 분봉 사고가 발생해도 민원으로 번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벌 종류 선택 + 군세 관리 습관 + 주민 신뢰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좁은 도심에서도 달콤한 꿀을 안정적으로 딸 수 있습니다.

 

결론: 이탈리안종, 도심에선 달콤한 선택이 아니다

이탈리안종은 시골의 넓은 채밀지에선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 양봉에선
✅ 군세 폭발
✅ 분봉 사고
✅ 민원 발생
✅ 관리 난이도 상승
이라는 리스크가 동시에 따라옵니다.

작은 옥상이라면 채밀량보다 ‘군세 안정성’과 ‘분봉 방지’를 먼저 고려해야 1년 수확량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종 선택부터 관리까지 사람이 배려한 만큼 꿀은 반드시 달콤하게 돌아온다는 기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