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양봉

벌 종만 바꿨는데 꿀 수확량이 달라진 실험

traveler-memory 2025. 7. 6. 19:12

1. 왜 ‘벌 종 실험’이 도시 양봉에서 중요할까?

많은 도시 양봉 초보자들이 “벌은 다 똑같지 않나?”라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같은 공간, 같은 벌통, 같은 밀원에서도 종이 다르면 꿀 수확량은 전혀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꿀벌의 번식력, 군세 유지력, 분봉 성향, 체력 소모 패턴이 종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좁은 옥상이나 주택 마당처럼 공간이 한정된 도시 환경에서는 이 작은 차이가 수확량을 두세 배 이상 벌어지게 합니다.

그래서 최근엔 국내 양봉 동호회나 공동체 양봉팀에서 같은 조건에서 ‘종만 바꿔서 실험’ 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실험 데이터를 남기면 어떤 종이 도심에 더 적합한지 스스로 검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벌 종만 바꿨는데 꿀 수확량이 달라진 실험

2. 같은 옥상, 다른 꿀벌… 결과는 극명했다.

서울 시내의 한 공동체 양봉팀은 같은 옥상, 같은 벌통 조건에서 이탈리안종과 카니올라종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첫해에는 이탈리안종을 들였는데 번식력이 좋아 군세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좁은 옥상에서 벌통이 과밀해져 분봉 사고가 잦았습니다.
벌이 멀리 날아가면서 체력이 소모되고, 결국 수확량은 예상의 6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듬해 같은 팀은 전문가 조언으로 카니올라종을 도입했습니다.

이 종은 원래 산간지대에서 적은 밀원에도 군세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덕분에 분봉 사고가 없었고, 벌이 멀리 가지 않고 주변 옥상 화단에서 먹이를 모아 체력을 절약했습니다.

그 결과 수확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주민 민원도 크게 줄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종만 바꿨는데도 결과는 극명하게 달랐던 겁니다.

 

3. 전문가들이 말하는 ‘종만 바꿔도 달라지는 이유’

왜 종 하나 바꿨다고 수확량이 이렇게 달라질까요?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합니다.

✔️ 군세 유지력 차이
번식력이 강한 종(예: 이탈리안종)은 군세가 빠르게 커지지만 좁은 공간에선 과밀해져 분봉을 시도합니다.
회수하지 못하면 벌이 사라지고, 군세가 무너지죠.

반면 카니올라종은 군세가 일정하게 유지되며 분봉 성향이 낮아 좁은 공간에서도 안정적입니다.

✔️ 체력 소모 패턴
밀원이 넉넉한 시골과 달리 도시는 밀원이 적어 벌이 멀리 날아가야 합니다.
종에 따라 가까운 범위에서 효율적으로 채밀하는지, 멀리 나가다 체력을 소모해 약해지는지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 성격과 관리 난이도
공격성이 강한 종은 점검 시 관리자가 쏘여 벌통 점검이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성격이 온순한 종은 관리가 수월하고 벌이 스트레스를 덜 받아 군세가 건강하게 유지됩니다.

 

4. 초보자가 실험에서 배워야 할 실전 팁.

벌 종 실험은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실제 꿀 수확량과 관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 작게라도 기록 남기기
분봉 발생 시기, 군세 변화, 채밀량, 주민 민원 여부를 일주일 단위로 기록해 두면 종을 교체했을 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데이터로 볼 수 있습니다.

✔️ 여왕벌 교체까지 고려하기
종만 바꾸고 기존 여왕벌을 두면 유전자가 뒤섞여 군세 성격이 바뀌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종 교체 시 여왕벌 교체는 필수입니다.

✔️ 옥상 밀원 연계
벌이 멀리 안 나가게 라벤더, 자운영 같은 화분이라도 놓아주세요.

체력 소모를 줄이면 군세 안정성이 올라갑니다.

✔️ 주민과의 신뢰
분봉 사고를 막아도 주민이 불안해하면 민원이 들어옵니다.
작게라도 꿀 나눔, 체험 프로그램으로 신뢰를 쌓으면 관리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5. 종 실험, 여왕벌 교체 안 하면 실패한다.

꿀벌 종만 바꿔서 수확량 실험을 하겠다고 해도 많은 입문자들이 놓치는 핵심이 있습니다.
바로 여왕벌 유전자 관리입니다.

왜냐하면 꿀벌의 군세 성격은 사실상 여왕벌이 물려주는 유전자가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안종 군세에 카니올라종 일부 벌을 합군한다고 해도 기존 여왕벌이 이탈리안종이면 결국 군세의 번식력과 성격은 이탈리안 특성이 유지됩니다.
그렇게 되면 실험이 아니라 그냥 혼군이 돼서 데이터도 모호해지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부산 한 양봉 팀은 같은 옥상에서 종 교체 실험을 한다고 해놓고 여왕벌을 바꾸지 않아 군세가 뒤죽박죽 섞여버려 분봉 사고만 두 번이나 나고 수확량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6. 채밀 반경과 체력 관리까지 같이 봐야 실험 성공.

꿀벌 종이 바뀌면 채밀 습관과 반경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카니올라종은 가까운 반경에서 채밀 효율이 좋고 체력 소모가 적습니다.
반면 이탈리안종은 넓은 들판을 오가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도심처럼 밀원이 적은 곳에서는 멀리 나가야 합니다.

실험에선 이 부분을 반드시 기록해야 합니다.

같은 옥상에서도 채밀 반경이 500m면 군세가 건강하지만 2~3km씩 오가면 군세가 급격히 약해집니다.
이 차이가 수확량으로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옥상 화단이라도 라벤더, 자운영, 밤나무 같은 소규모 밀원을 심으면 체력 소모를 20~30% 줄여 종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7. 다른 도시 양봉팀의 실험 성공과 실패.

대구의 한 공동체 양봉팀은 초기에 이탈리안종과 재래꿀벌을 비교했지만 두 종 모두 도심 기후에 적응이 잘 안 되어 1년 내내 꿀을 거의 못 땄습니다.

이후 전문가의 추천으로 카니올라종으로 바꾸고 여왕벌까지 교체한 뒤 옥상 밀원을 조성하자 군세가 안정되면서 수확량이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면 강남의 한 개인 양봉인은 종만 바꿔놓고 데이터 기록을 하지 않아 군세 유지 상태와 체력 소모 패턴을 모른 채 분봉 사고가 반복돼 다시 초기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실험을 한다면 기록 습관과 주민과의 협력도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8. 종 실험 후 데이터 활용 꿀팁.

종 실험을 했으면 그 데이터를 단순 비교로 끝내지 말고 다음 해 운영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 어떤 종이 같은 공간에서 체력 소모가 적었는지
✔️ 분봉이 언제, 왜 발생했는지
✔️ 군세가 약해진 원인이 여왕벌 교체 시기 때문인지
✔️ 주민 민원이 있었는지

이런 걸 꼼꼼히 기록하면 매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수확량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결론: 벌 종만 바꿔도 수확량은 달라진다.

같은 옥상, 같은 밀원이라도 벌 종 하나 바꿨다고 2~3배 차이가 나는 이유는 꿀벌이 가진 번식력, 군세 유지력, 채밀 습관이 도심 환경과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좁은 옥상에선 번식력이 폭발하는 종보다는 군세가 일정하고 분봉 성향이 약한 종을 선택하고, 체력 소모를 줄이는 밀원 설계까지 함께해야
안정적인 수확량을 지킬 수 있습니다.

사람이 배려하고 준비한 만큼 달콤한 꿀로 보답한다는 기억하길 바랍니다.